Gooni's Daily

사카네 마사요시 이야기..

JS.Gooni 2012. 9. 8. 22:17

오랜만의 포스팅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생겼다..

 

오래전..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모든것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시절..

무언가 인생의 돌파구를 찾아야 했던 철없던 청춘..

그런 시절에 만났던 아주 뜻 깊은 인연이 있다..


정말 검도란 것을 전혀 모르던 때...

(지금도 검도에 대한건 잘 모른다)


나에게 검도의 묘미와 멋과..  

그리고 단아함(왠지 그런 느낌)..

검도란 것을 일깨워 주는 일이 있었다..

 

 

 

- 검도 (2012년 作) -

(본 사진은 서비스~!!)


2003년 무더웠던 어느날..

 

검도가 좋아 일본에까지 가서 검도를 배우고 있던 친구놈에게 이끌려 처음으로 외국 여행길에 올랐다..

(사실 여행이라고 하기엔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했던 그런 여행이었다..)

 

처음으로 가게 되는 일본..

 

그 때의 경험은 정말 낮설고 왠지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할까..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마냥 가게 된 일본에서의 3개월간의 여정..

많은 사람과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 으뜸이

바로 그분을 만나 뵈었던 때가 아닌가 싶다.

 

부산에서 16시간을 배를 타고 히로시마에 도착한 것이 오전 9시경..

다시 신칸센을 타고 오카야마로 향했다..


점심 전에 도착하여 오카야마역에서 친구와 기다렸던 것이 기억이 난다.

체크 남방에 청바지.. 중절모를 쓰고 계시던 그모습..

편안한 옆집 할아버지 같았던 그분.. 

 

 

 

 

사카네 마사요시..
전 일본 검도 교사 7단 (현 오카야마)

그 때 까지는 알지 못했다. 그분이 그렇게나 유명하셨던 분이었는지를..

 

 

 

 

(검도장 안에서 사진찍기는 예의가 아니라는 말에 몰래찍느라 흔들려 버렸다..)

 

 

 

 

3개월간의 여행에서 많은 부분을 켄신관 (검도장) 에서 보냈었다..

 

 

 

 

 

 

처음 일본 여행인데 여기저기 많은 곳을 못본 것이 때론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켄신관에서의 일들이 더 많은 즐거움을 주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친구 따라 매일 갔던 검도장에서 운동 후 커피한잔과 함께 담소를 나누웠던 2층 방)

 

 

 

일본 서민의 삶.. 

일본인을 다시 보게 했던 모습들..

 

80세의 나이로 친구놈을 마지막 제자로 키우셨던 선생님..

다른 수입도 없이 단지 본인의 연금으로 도장을 운영하셨던 선생님..

(일본에선 검도장을 비영리로 운영한단다.)

 

 

 

 - 언제나 만나면 검도 이야기 뿐 (2003년 作) -

 

 

- 스승과 제자 (2003년 作) -

 

다시 한번 일본에 가서 뵙고 싶었는데..

선생님의 건강 악화로 일본에 들어가게 된다는

친구놈 덕에 또 다시 선생님을 뵐 수 있었다..

 

 

 


다시 찾은 일본 오카야마..

예전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의 선생님을 뵈었다..

선생님과 마지막 제자의 만남을 직접 보니 숙연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런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든다.

 

 

 

 - 스승과 제자들 (2012년 作) -

 

오래 되어 나를 기억하지는 못하셨지만 그래도 반갑게 맞아 주셨던 선생님..

아직은 괜찮다고 주먹을 쥐셨던 선생님..


그런 분이 고작 한달 만에 타계하셨다는 소식이 왔다..

향년 89세의 연세로..

 

옆집 할아버지 같았던.. 생각에 잠시기면 손으로 턱을 만지시며..

"요시(좋아)" 라고 말씀하시던 선생님..

 

 

 

 

 

모든 사람이 태어나지만..

끝에는 누구나 피할수 없는 죽음...

그러나 그런 죽음 앞에서도 당당히 맞서서..

 "나 지금까지 열심히 살았노라!" 말 할 수 있는 인생..

그분의 인생이 그런 인생이 아닌가 싶다..

 

 

나는 바보였다.

 

타인들은 천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나는 바보가 되길 노력했다.

 

천재의 자만으로 수많은 바보를 만들지만.

 

바보는 나의 어리숙함과 모자람으로 타인을 우월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바보였지만 내 제자들은 모두가 천재가 되었다.

 

 

 

 

- 사카네 마사요시 -

 

 

병상이지만 힘들어도 아직은 괜찮다고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들..

제자 앞에서.. 힘들어도 힘들지 않으려고 더욱 노력하시는 선생님..

마지막 가르침이란 생각에 더욱 숙연해 지는 친구 녀석..

그런 선생님과 함께 한 공간에 있을 수 있었던..

모든게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든다..

 

 

 

- 마지막 가르침 (2012년 作) -

  

만났던 그때도 감사했고..

한국 가서도 열심히 하라고 하셨던 말씀도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시 찾은 일본에서 다시 뵈었던 것도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마지막 제자..

언제나 열심히 하는 모습 지켜봐주시고..

 

이제 편안히 잠드시기 바랍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독백에 글을 남긴다.

과연 머리와 몸의 배움은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특히 검도라는 무도에서 말이다.

사카네 선생은 자꾸 나에게 바보가 되라고 주문을 한다.
난 그 의미를 오래전 부터 알고 있었지만.. 몸으로 실천이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몸으로 아직 모든 기본을 익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머리로 생각하면 검도만큼 참으로 간단한 운동이 없다.

머리 손목 허리 찌름.. 이 네개의 기술에 언제 치는지 언제 공격을 하는지 ..
매우 간단하지만.. 몸으로 그것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우리가 숨을 쉬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런 생각이 없는데도 자연스럽게 호흡을 하면서 생명을 이어나간다.
그 호흡이란것은 머리에서 하루에 몇번 호흡하고 언제 기침을 하고 언제 숨을 내쉬는 등등..

지시를 하지 않지만.. 정말 자연스럽게 호흡을 한다.

검도도 바로 그것이다..
머리로 하는 검도는 끝이 있다..
아니 그 검도는 오래가지 못한다는것을 잘 알고 있다.
검도는 몸으로 하는것이다. 머리가 어떠한 지시를 내리면 그 검도는 잔머리를 쓰는 검도이다.

생각을 없애자.. 그리로 몸으로 하자..
난 이것이 검도의 마지막 수련이 아닐까한다.
눈을 감고 있어도 몸이 반응하는 ..

그리고 상대방의 기세를 느꼈을 때 아님 자신이 세메를 할때의 모습이 머리속에 그려진 시나리오가 아닌

몸으로 호흡을 하듯 자연스럽게 가져가자..

이 수련이 없으면 언제나 그자리인것을..
난 오늘도 그런소리를 들었다..
넌 너무 똑똑해..

원래 머리가 참 나쁜데 ..
칼만 잡으면 쓸데없는 생각에.. 잔머리에 .. 참..나.. 한심하다.
난 내 자신을 버릴것이다.. 그리고 눈을 감고도 검도가 된다는 것을 난 믿는다..

왜냐면 사카네 선생의 오른쪽눈는 안보인지 오래이다.
하지만.. 마음으로 하고 있다. 마음이 몸에게 지시를 한다..
바로 이것이 검도의 마지막이 아닐까..

 

- 친구 녀석의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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