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노고단 (성삼재)
늦가을의 계절인데 11/22일 토요일 기준으로 김천에는 갑자기 개나리가 폈다.
요즘 날씨가 미쳤는지 일교차가 심한 것도 적응이 안 된다.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이러니 꽃들도 정신을 못 차리는가 보다.
기후변화의 위험한 징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11월 말이니 이제야 우리 남쪽 동네에도 단풍이 내려와 절정을 이룬 것 같다.
남은 단풍을 구경하고자 가야산을 가보고 싶었지만 운동삼아 땅만 보며 등산하는 손동생을 위해 1000 고지를 물색하다 지리산 노고단을 가기로 한다.


지역 날씨를 보니 오전은 꽤 추울 것 같다.
아랫동네와는 비교가 안 되는 날씨라 꼭 단디 준비하라고 일렀는데 말을 잘 들을지 걱정이다.



거리가 있으니 오늘은 6시경에 출발.
오랜만의 새벽운전이다. 아직 눈이 침침하구먼.


올라갈수록 기온이 점점 떨어지더구먼 해가 뜨니 그나마 영상 1도다.
역시 기온이 아래동네와는 다르다.



멀리 낮게 깔린 안개 같은 것이 신기한 풍경을 보인다.
기온이 낮아서 그런가 했는데 옆을 보니 연기가 심하다.
아무래도 새벽에 불이 난 것 같다.
창문을 열어보니 타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소방차는 출동했으려나 궁금해지네.




어느덧 지리산 IC에 도착한다.
역시 이곳의 기온은 영하권이다.
날씨가 추울 거라고 예고해 줬지만 생각 없이 대충 옷을 얇게 입고 온 동생 놈이 어이가 좀 없다. ㅎ








어느덧 달려달려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한다.
오늘의 코스는 성삼재 주차장에서 노고단 정상까지 다녀오는 코스다.
20여 년 전에 한번 왔었는데 그때는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에 와서 기억이 잘 없다.
다녀온 코스를 검색해 보니 가는 시간 2시간 남짓으로 4시간 정도의 등산코스라
1000 고지 치고는 보통 수준이라 손동생에게 적당한 코스인 듯하다.


이른 시간이라 차들이 없는 건지 일출을 다 보고 내려간 건지 모르겠다.
올라오며 내려가는 차들이 없었던 걸로 봐서는 일출 시즌은 새해가 되어야 인기가 있으려나 싶다.


하늘의 경계가 보이는 성삼재의 풍경도 감탄이 나온다.


성삼재에서 기념샷 한 장.



09:00시경 즐거운 산행을 시작한다.
노고단고개까지가 4.7km인데 1시간이라고 나와 있다.
등산로가 잘되어 있어 걷기가 좋아서 인지 거리에 비해 시간이 짧게 느껴진다.



시작부터 언제나 전투산행을 하는 씩씩한 손동생.
쉬엄쉬엄 풍경도 좀 보며 갔으면 하지만 벌써 저 멀리 혼자 사라진다.


엄마 손잡고 다닐 나이 같은데 스틱을 집고 오르다니!!
온 가족이 함께 오를 수 있는 보통의 코스인 건가 싶다.



임도를 따라 걸으면 좀 더 길게 가는 길인 것 같다.
우리는 짧은 길로 그냥 올라간다.





임도를 가로질러 계단으로 다시 임도를 가로질러 돌계단을 오른다.



돌계단을 오르니 노고단 대피소가 나온다.
성삼재도 화장실 신축공사 중이고 여기도 공사가 한창이다.
다음번에 오면 좀 더 깔끔한 시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늘의 경계선이 좀 더 내려온 느낌이다.



여기서부터 다시 돌계단이 이어진다.
하늘로 연결된 천국의 돌계단!





50여 분 만에 노고단 고개에 도착.
여기부터는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
미리 예약해서 QR 찍고 무사통과.
예약인 줄 모르고 왔던 사람들도 QR등록하고 들어가는 걸 보니 정원이 안 차면 당일 예약도 되는 것 같다.


입구를 통과하고 노고단 정상을 향해 오른다.
예전에 왔을 땐 이런 데크계단이 있었던가 기억이 없다.







역시 1000 고지의 날씨다.
서리가 많이 내려있다. 바람이 불지 않아 춥지는 않아 다행이다.


오르내리는 길이 일방으로 되어 있다.



정상에 다가오니 시야가 넓게 풍경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오늘 날씨는 너무 좋아서 다행인데 아쉽게도 운해는 없다.
맑아도 너무 맑다~







정상석 앞에서 함 컷.
해발 1507m.
지리산 고향에 왔으니 반달이도 한컷!





밥상은 내려와서 차리려고 했는데 정상석 데크에서 많은 사람들이 상을 차렸다.
우리도 중간쯤에 자리 잡고 밥상을 폈다.
오늘의 코스를 잘못 읽고 온 건지 오는데 2시간은 넘는다고 봤는데 불과 1시간가량 소요되었다.
간간히 먹으면서 오르려고 많이도 싸왔는데 너무 많다. ㅎㅎ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들.



사람들이 돌탑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돈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걸 보니 무슨 단체의 의식 같은 느낌이 드는데 같이 해보려다 그냥 말았다.
점심을 먹는 동안 더 많은 사람들이 오르기 시작한다.
좀 더 풍경을 감상하며 사진도 좀 찍고 하려 했더니 벌써 손동생은 내려가고 있다. ㅎㅎ
이런!! 감성도 없는!!






혼자라도 찍고 그냥 웃자!! 하하하!!




바람도 없는 노고단이라 다행이었던 손동생의 옷차림.
오늘은 운이 좋았던 거니 다음번엔 그리 입지 말거라~



아쉬움을 뒤로하고 노고단 입구에 도착.
정상에서 양산을 쓴 사람들이 있더니만 여기서 대여를 한 것이구만.




역시 1000 고지의 하늘은 색이 정말 다르구먼.



하산하는 길에서 섬진강 쪽을 보니 골짜기에 절이 보인다.
저곳이 화엄사인가 보다. 이름은 많이 들어본 것 같다.



내려오는 길은 임도를 따라 둘러서 좀 더 길고 편하게 내려온다.
내려오며 보니 1000 고지의 나무들엔 잎이 거의 없다.
이미 단풍은 다 져버린 시기. 1000 고지의 날씨는 다르다.


무슨 옛날 유적지 같은 곳이 있다.



너무 쉬운 코스라 몸을 더 쓴다며 혼자 제자리 뛰기하며 내려가는 손동생.
감성이 없다. 감성이~







우리는 계속 편한 길로 하산을 한다.






내려오는 길에 안내소에서 스탬프로 찍고.



주차장에 도착해서 반달이와 한컷을 마무리로 주차장을 빠져나온다.
09:00경에 출발했으니 3시간 남짓 걸린 것 같다.


주차장을 나오니 도로가에 주차가 엄청 많다.
안쪽에 주차할 공간이 없긴 하더구먼 사람들이 많이 왔나 보다.



이곳이 단풍 스폿인 듯 사람들이 많이 내려서 사진을 찍고 있다.
우리도 찍고 가려다가 그냥 패스. 감성 없는 누군가가 있기에~



점심을 배불리 먹고 내려와서 인지 지역 로컬음식을 먹고는 싶었으나 생각이 없어 그냥 거제로 달린다.


내려오는 길에 구매한 지리산 반달곰 사과.
고랭지 사과라 아주 달고 사각사각 맛이 좋다


거제에 내려오니 3시가 되어서 이른 저녁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20여 년 전에 올랐던 노고단이라 그때는 일출 산행으로 삼각대를 들고뛰다시피 올라서 매우 힘들었던 기억이었는데
오늘 산행은 어린아이들도 오르는 아주 보통의 산행코스였다.
시간 역시 잘못 인지하고 가서 이른 하산이 되었지만 전체 거리로 보면 8km가 넘으니 짧은 산행은 아니었던 것 같다.
운해가 없어 아쉬웠지만 날씨가 너무 많아서 광활한 풍경을 볼 수 있어 그대도 좋았던 산행이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을 안 하고 와서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 기회를 또 기약하며
이만 오늘 산행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