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등산을 다니며 신록의 푸르름을 눈에 담고 산다. 그런데 요 근래엔 유독 빨간 들장미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왜일까 생각해 보니 들장미들의 개화 시즌인 어느덧 5월. 예전엔 그냥 지나쳤을 꽃들 이건만. 올해는 유독 붉은 것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아버지 기일도 다가오고 엄마가 들려주셨던 일화가 생각나서인지 이 시즌만 되면 이제는 자연스럽게 눈에 더 들어오는 것 같다. 어느 날 좋아하신 잔치국수를 맛있게 드시고 식당을 나와 거닐다 길가에 핀 들장미를 보며 엄마가 말씀하셨다. "난 이 장미들이 참 싫다"며 해주신 이야기... 엄마의 젊은 어느 날. 남편이자 나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어느 날. 허망한 마음으로 어느 건물(아마도 병원이었지 싶다)에서 나와보니 길가 지천에 저 붉은 들장미들이 이쁘게도 피었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