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을을 맞아 억새밭으로 유명하다는 경남 창녕의 화왕산을 올라보기로 한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누나팀과 09:00에 합류하기로 하고 일찍 나섰다.
거리가 꽤 먼 듯 하지만 나의 운전 습관을 아주 잘 안다는 네이버지도에서는 1시간 40분가량을 추천하고 있다.
조금 밟고 가면 시간은 충분하니 07:30분에 스타토!!




토요일 밤부터 경남 쪽으로 비가 내렸다.
아침까지 이어질 비가 조금 일찍 그쳐서 맑은 하늘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런 날은 비에 의해 먼지가 씻겨 대기가 맑게 보이는데 산 정상에서의 풍경이 아주 기대가 된다.




자하곡 매표소 입구까지 주차장이 층층이 있는데 이른 시간이라 생각보다 차들이 없다.



오늘을 함께하는 막내누나와 지인들.
언제나 안전한 산행을 위해 가볍게 몸풀기를 하고 출발.




여기는 가을이 오긴 왔구나.
확실히 단풍 느낌 없는 우리 동네와는 분위기가 아주 다르다.


입구에서 맛보기로 주신 석류즙이 아주 맛이 있다.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지만 오름길이라 일단 패스~

들머리에 도착해서 단체(?) 샷 한컷.


이른 오전시간이라 그런지 나무 사이로 틴들현상이 나타나 몽환적인 느낌을 만들어 준다.




각자 한 컷씩 남기고 다시 출발~


너무 멋진 풍경이라 발이 떨어지지 않아 출발한 누나팀을 멀리하고 한참을 감상하다 늦게 출발한다.



1 등산로는 어려운 코스고 2,3 등산로가 보통의 등산로인데 우린 1 등산로로 시작해서 정상을 돌아 3 등산로로 하산하기로 한다.




정상까지 2.5km
예전 같으면 멀다 느꼈을 거리인데 이제는 산악인이 된 건지 별로 느낌은 없다. ㅎㅎ
입구에 있는 산장인데 옛날의 영광이 있었을 법한 분위기지만 지금은 폐가인 듯하다.
산장에서의 거리는 3.2km?? 오래전 측정치라 오차인 건가? 거리가 차이가 심하다.
입구 돌탑에도 세월의 흔적이 많이 느껴진다.




군립공원이라서 등산로 관리가 아주 잘되어 있는 것 같다.




오름길 첫 번째 쉼터인 '자하정'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






1 등산로가 어려운 이유가 자하정 이후로 거의 암벽등반 수준의 등산로가 시작되는데
우리 동네 자갈산들에 비하면 완전 레드카펫 수준이다.



오를수록 점점 넓어지는 시야와 멀어지는 도심 속 풍경들





계속되는 암벽등반..ㅎㅎ
어려운 코스임에도 오르는 재미에 힘든 것도 잊고 계속 올라간다.



오를수록 절벽들도 많이 보인다.




점점 높고 험해지는 암벽들.
이번에 바꿔본 등산화 '캠프라인 블랙스톤'
이 등산화가 아니었으면 벌써 발바닥은 아작이 났을 것 같다.
그동안 왜 '호카'만 고집했을까 후회가 막심하다.
안 신는 거 2켤레 포함 호카만 3켤레다. ㅎㅎ
(호카의 사악한 가격은 알지?)


험하고 좁은 틈의 바위들은 바람을 많이 맞은 건지 부드럽게 둥글 거린다.
이것 또한 세월의 흔적이겠지.



오늘 여인들이 생고생을 하는구먼.. ㅎㅎ



이 높은 곳에 누가 올려놓은 듯한 돌들이 신기함을 불러온다.


이게 두부모처럼 가지런하게 잘린 모양이라고 '두부바위'라고 한다.


등산로가 구별이 잘 안 되니 이정표가 곳곳에 있다.
뒤돌아 보니 뒷사람들도 고생하며 올라오고 있는 풍경이다.







오를수록 뒤돌아보게 되는 풍경들








앞을 보니 아직 오를 길이 멀다.


뒤를 보니 산의 높이가 높긴 높구나!



얼마만의 계단인지.. 정상이 다가오나 보다.

역시 먹는 게 남는 거지! 간식거리로 배 좀 채우며 쉬었다가 출발.



정상인가 했더니만 다른 봉이다. ㅎ
멀리 보이는 억새군락지인 '비들재'를 지나야 정상이다.





마지막 계단을 오르니 억새평원이 펼쳐진다.




힘들게 올리온 보람이 있게 탁 트인 억새평원의 풍경이 멋지다.
해 질 녘에 보면 더욱 멋들어질 것 같은 곳이다.







창녕 화왕산성
이 많은 돌들을 어째 들고 올라와서 쌓았을꼬 싶다.
복원이라고 해도 그 옛날 있었을 터일 텐데 대단함이 느껴진다.



오름의 힘듦도 잠시 잊고 다들 사진 삼매경에 빠져든다.


매번 찍기만 하던 이여서 찍히는 게 아주 부자연스럽다. 어색하구먼..ㅎㅎ











억새밭 사이에 연못이 보이는데 '용지'라고 한다.




다들 밥시간이라 밥상을 펴는 사이에 우리는 화장실부터 고고!
서문에서 억새평원을 가로질러 동문을 지나면 진달래 군락지로 가는 길이 있다.
그 길목에 오아시스와도 같은 푸세식 화장실이 있으니 참고.







진달래 군락지 앞에는 드라마 세트장이 아직 있는데 '대장금'부터 '왕초', '왕이로소이다' 등등
여러 드라마의 촬영지였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








시원하게 근심, 걱정을 해소했으니 배를 채우러 가는 길에 가을은 낙엽~
낙엽 위에서 사진 한컷 남기고 바람을 피해 성벽 아래에 밥상을 차렸다.





역시 다르군.
우린 라면에 커피만 들고 다니는데 여인들이라 아주 편의점을 하나 들고 온 거 같다.
라면, 김밥, 감자튀김, 편육에 어묵바, 타코, 그리고 여러 과일들.. 많이도 들고 왔구먼.
먼저 온 어느 영감님 내외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맥주까지 득탭.




배 불리 먹고 사진 한컷.







이제 정상까지 500m 남았다.



배가 부르니 몸이 무겁다.
그래도 마냥 즐거운 님들.






어찌 이렇게 반으로 딱 나뉘는지 신기하다.
한쪽은 절벽과 나무들, 한쪽은 온통 억새풀



정상 아래에 있는 걱정바위.
보기엔 걱정보다는 그냥 누워서 농땡이 피우는 표정 같고만..ㅎ



드디어 정상이다!!!
756.6m 생각보다 높은 산이었구나!











정상에서 기념샷을 마무리하고 3 등산로로 하산을 시작한다.
입구까지 1.55km 여전히 가볍게 내려갈 수 있는 거리로 보인다.
정상 높이에 비해 거리가 짧은 것 같은 느낌은 그만큼 경사도가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






3 등산로는 보통의 등산로가 맞는 것 같다.
주인아주머니가 부르는 걸 잘못 듣고 이름이 짬뽕인 줄 알았던 땅콩이 한컷.



뱀인 줄 알고 순간 놀랬다가 보니 누군가 흘려놓고 간 끈이었다.


어느 도사님이 올려놓고 간 건지 신기하게 서있던 돌탑.
설마 본드로 붙어둔 건 아니겠지?


내려오며 남은 과일들을 소진하는 우리 여인네들.



3 등산로엔 작지만 고분도 있고.




정상에서 출발한 지 1시간 남짓하여 원점으로 도착.
내림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온 것 같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침보다는 차들이 여럿 있다.
이 시간에도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니 3 등산로가 쉬운 건 맞는 듯.

아이폰 17 프로맥스 정면 셀카 화각 짱이다!!

오늘의 안전한 산행을 마무리하며 시원한 음료로 "짠 중앙으로!!"



총거리는 8km 남짓인데 산행 시간이 5시간이 넘는다.
1 등산로가 어려운 코스여서 오름에 2시간 넘게 걸렸고 내림에 1시간 남짓이니 억새평원에서 사진 삼매경과 화장실, 밥 먹는 시간이 2시간을 넘겼다는 건데 볼거리가 너무 많은 산임은 분명하다.
네이버 지도를 보니 저 험한 돌 능선을 타고 올랐다니 오늘의 산행이 더욱 놀라워진다.
어려운 산들도 하나씩 정복하다 보니 이제 진짜 산이 좋아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겨울산을 좋아하지만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는 이 가을산행도 꽤 만족스럽다.
하루 카메라 컷수가 1000장이 넘었다니 얼마나 사진을 찍은 거야! ㅎㅎ
그만큼 볼거리와 재미를 주는 이번 창녕의 화왕산!
더 늦기 전에 가볼 가을산행으로 적극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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