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내가 8봉을 계획했던 건 등산을 하다 보니 어느 날 몸이 등산에 맞춰진 듯하였고 지난 22년에 도전을 안 한 게 아쉽기도 하고 "할 수 있을 때 하자"라는 올 해의 나 자신의 슬로건에 맞춰서 시작을 하였다.
대부분 사람들이 해마다 연초에 금연이든 다이어트든 무언가 목표를 정하고 시작을 할 것이다.
나 역시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생각이 실천이 되어 해돋이 산행부터 영남 8봉 인증하기까지 매주 산행을 하게 되었다.
2주째에 영남 가지산을 홀로 1봉 산행을 하였고 3주째 천황산, 재약산 2봉을 달성을 하였는데 그러면서 느낀 점이 인파가 점점 많아지는 것과 불과 한 달도 안 되어 영남 8봉 인증 성공 사례도 올라오며 인기가 너무 높아지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섰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 기획된 영남알프스 8봉 인증.
지자체엔 분명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해마다 인기가 늘어나면서 방문객이 늘어나고 그 지역에서 단돈 1천 원이라도 소비한다면 그거야 말로 성공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 성공에도 불구하고 우려스러운 건 해마다 너무 인파가 몰린다는 것이다.
작년엔 이미 5월에 3만 명 인증이 마감이 되었더란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더욱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 같고 인증 시기도 점점 당겨지는 것도 같다.
아마도 3~4월 안으로 마감되지 않을까?
그러나 취지와는 달리 인파가 몰리면서 점점 엉망이 되어 가고 있는 게 아닐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그러한 걱정을 지자체에서도 느낀 건지 공지가 올라오고 있다.
원래 산행이란 게 산을 보고 자연과 벗 삼아 나의 체력과 기운을 북돋아 몸과 마음을 힐링하기 위한 것이었을 텐데.
2주째 다녀본 결과 사람이 급격하게 몰리니 어쩔 수가 없겠지만 해결되지 않을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도 같고 점점 올림픽이 되어가고 있다는 거다.
등산 올림픽!
서로 먼저 인증을 위한 산행과 인증 샷을 위한 배려 없는 행동들, 거기다 동호회 단체들의 무분별한 행동들 하며 각종 쓰레기들, 등린이라고 모르면 모르쇠로 그냥 다니시는 분들 등 참 엉망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다 보니 나 역시 이러한 부류에 한 자락 같고 하니 이걸 계속해야 할까 고민도 점점 생긴다.
정말 순수하게 산을 좋아하고 목표를 가지고 서로를 배려하며 즐거운 산행이 되길 바라는 마음임에 이런 글도 한번 써본다.
하루아침에 바뀔 순 없겠지만 조금만 서로를 배려하는 산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르고 내릴 땐 힘든 게 우선이니 올라오는 사람에게 배려.
가져간 쓰레기는 도로 가져오기.
산에서 취사 금지.
산에서 흡연 금지.
양방향 지나갈 때 서로 인사하기.
노래 크게 틀지 않기.
스틱 뒤로 크게 휘젓지 않기.
새치기하지 않기.
앞지르기할 땐 지나간다고 양해를 구하기. 등등
즐거운 산행을 위해 산에서도 배려가 참 중요한 것 같다.
어차피 다음 산행은 고헌산!~
나도, 너도, 우리도,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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